가수 LP의 이 노래는 꼭 들어보자 – Lost On You The One That You Love

운동화나 만화를 모으는 나는 CD나 LP도 모은다. 예전에는 음악 테이프도 모았지만 전 세계 모든 엄마가 그랬듯이 우리 엄마도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다. ㅎㅎㅎ

내 돈으로 내가 직접 산 첫 앨범은 보이즈 투맨 2집이다. 그 전에 소장한 앨범은 모두 부모님 또는 형이나 언니가 산 것이었다. 1994년 보이즈 투 맨 2집 CD를 시작으로 지금도 CD와 LP는 모으고 있다.

장점이라면 음원 사이트에 없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보관해야 할 공간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앨범을 잘 사지 않는다. 애플, 유튜브, 스포티파이, 멜론 등 음원사이트의 성장과 함께 음원으로 듣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들으면 감정의 파도가 몰아치는 꼭 소장하고 싶은 앨범은 구입한다.

가수부터 정규 앨범보다 싱글 앨범 혹은 EP로 발매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도 음악도 모두 빨리 소비되는 현상을 탓할 수는 없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가끔 싱글이나 EP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느끼는 앨범이 있다. 가끔 노래를 듣다 보면 한 곡을 만드는데 열정과 정성을 다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가수가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가수의 노래는… 음… 아마 들어보면 알 수 있을거야.

Laura Pergolizzi라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수는 LP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리한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가수들에게 곡을 준 것으로 유명하지만 많은 레이블에서 그녀가 가수로 나서는 것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수 활동을 하는 LP는 가수나 음악계 종사자 등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지금은 실력파 가수로 거론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녀의 사진을 처음 본 사람은 워낙 양성적이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는 레즈비언이다.

최근에 나이키 SB 덩크로우 비틀 리뷰를 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때 내가 좋아하는 가수 LP가 생각나서 언젠가는 그녀의 노래를 소개해주기로 결심하자마자 이렇게 금방 ㅋㅋㅋㅋ

그녀의 노래 소개는 어떤 말보다도 직접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많은 노래 중에서 두 곡만 골라봤다.

  1. The One That You Love
  2. 이 노래는 LP의 수많은 곡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먼 곳에서 술을 마시고 놀다가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1시간 가까이 이 노래만 무한 재구매해서 들었다.
  3. 혹시 너무 외로웠던 가을 해 저물어 언덕 위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슬픔이 휘몰아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은 있는가. 없다면 The One That You Love를 들어보세요. 딱 그 분이다.

2. Lost On You 1) 뮤직비디오

2) 라이브 버전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도 좋지만 라이브는 꼭 들어봐야 한다. 요즘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소음공해 같은 노래가 쏟아지는데 LP 목소리로 부른 노래는 너무 신선해.

돼지고기로 치면 제주도산 가운데 건강하게 키운 돼지를 구워 먹는 맛이랄까. 알지? 칠레산 냉동 삼겹살과 제주 돼지의 맛의 차이를?

몇 년 전 LP는 인터뷰에서 노래할 때 자기 안에 존재하는 남녀가 분노에 휩싸여 날아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LP 팬들은 LP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여자든 남자든 LP는 사회의 편견을 두려워하지 않고 명성을 얻고 있고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 노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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