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 2019.05.18 신준봉 기자

방미는 2007년부터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을 펴왔다.
돈은 두 얼굴이다. 예속을 낳는 권력이지만 해방의 힘이 될 때도 있다. 인간 탐욕의 온상인 것처럼 매도하지만 사실 돈 자체는 아무 잘못이 없다. 우리가 문제다.(파스카르 브뤼네르돈의 지혜) 이런 거창한 가치론과는 별개로 서민의 고민은 돈이 마음대로 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수 방미, 아니 자산투자자 방미는 다르다. 자신의 이야기를 녹인 부동산 투자 200억 만들기로 화제를 모은 게 2007년. 새 책 나는 해외투자로 글로벌 부동산 부자가 됐다(이상 중앙북스)를 들고 돌아왔다. 우선 책이 국내 투자였다면 이번에는 해외 투자 지침서다. 구체적인 투자요령, 전망 등을 담았다. 9일 간담회 직후 방미를 따로 만났다.2007년 자산은 200억이었다. 지금은 민감한 부분이라 기자들이 질문을 안 한 것 같다. 밝히고 싶지 않다. 그때보다 작지는 않다. 당시 부동산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고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니까.자꾸 부자 하면 부담스럽나.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처럼 한번 연예인은 영원한 연예인이다. 철이 안 들다. 2007년 미국에서 잠깐 들어왔을 때 근황을 취재하러 유엔빌리지 자택을 찾은 한 여성지 기자에게 분별없이 이 집 말고 다른 것도 있다고 말했더니 나름대로 재산을 추정해 내가 200억 자산가라고 썼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인터뷰 요청, 서울은 500만원, 지방은 600만원을 주겠다는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너무 많이 했는지 안 좋은 댓글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느닷없이 투기꾼이 된 것이다. 내가 무슨 투기꾼인지.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서 한번 부동산을 사면 오래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누가 부자라고 마냥 반가운 게 아니다. 투자와 투기는 어떻게 다른가.빨리 잘 사고파는 게 투기, 진정성을 갖고 오래 갖고 있으면 투자 아닌가. 지금 약 40억원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3, 4억원 때 사서 갖고 있는 경우라면 투기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 않을까. 20억 때 사서 최근에 팔아 20억 벌었는데 양도세로 10억을 냈다면 이 경우 투기로 봐야 하나. 나는 투기로 보고 싶지 않아. 미국에는 텐서티원(10/31)이라고 해서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이전 부동산보다 비싼 부동산을 살 경우 양도세를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제도가 있다. 돈이 많고 좋은 점은 무엇이든 금방 결정된다. 여행을 간다면 스케줄이나 예산에 얽매이지 않는다. 생활이 편해지다. 밥을 10번 먹으면 9번은 내가 사고 누가 1000만원 빌려달라고 하면 200만원을 그냥 낼 여유가 있어. 좀 더 안심이 된다고 해야 되나? 자신이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2007년 부동산 투자 200억 만들기, 2010년 방미의 골든타임, 최근 출간한 나는 해외 투자로 글로벌 부동산 부자가 됐다. [박종근 기자]
재산이 줄어들까봐 걱정은 없나.그렇게 많지도 않다. 요즘은 한 건물을 갖고 있으면 몇 백억원이다. 미국에서 쥬얼리 사업을 하면서 너무 고생했다. 손가락(왼손 엄지손가락의 첫마디와 두마디 사이)이 이렇게 휘어지고 어깨도 많이 망가진 상태다. 수고했어 내가 남편이 있는지 아이가 있는지. 혼자 꿋꿋이 도전하고 살아남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앞으로 행복하게, 나에게 투자해서 살아나게 하겠다.한국에서 벌었으면 좋겠는데 굳이 미국까지 간 이유는.돈 벌기 위해 간 게 아니다. 한국에서도 벌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가수들 봐 행사 나가서 돈 많이 벌어. 다정하게 노래하며 머리를 꾸미고 매니저가 문을 열고 닫아주고 신발도 신겨주는 게 연예인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결심했나.아버지가 북측이었는데 고스톱을 좋아해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 어려서부터 방 한 칸에서 힘들게 살았다. 어머니가 가게 점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공부한 사람들은 명예를 먼저 얻고 경제적으로 잘 되는데 나는 돈을 먼저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꼭 성공해서 이렇게 살 생각은 없다. 부동산도 그렇겠지만 돈은 마음대로 버는 게 아니다.이번 책의 메시지 중 하나가 환율을 적극 조심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112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지금은 1170원대다(15일 현재 1189원). 5000만원만 달러로 바꿔도 몇 십만원 벌었다. 은행에 맡겨봐. 그렇게 벌 수 있나. 내년 총선이 있지 않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주 재미있는 소식이 많을 거야. 그럴 때 환율을 계속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싶다. 환율을 신경 쓰면서 부동산 투자를 생각해보라는 얘기다.해외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시드머니의 최소 규모는 얼마나 될까.20만달러 정도? 그래서 뉴욕 맨해튼에 집을 살 수 있나.왜 못 사. 물론 대출(은행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크레딧(신용도)이 좋아야 하고. 나도 처음 뉴욕에서 집을 살 때 구입 자금의 70%를 대출받았다. 20만달러이면 80만달러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크레딧 다툼을 하는 나라다. 한국의 제대로 된 직장에서 나오는 월급을 달러로 미국 은행에 계속 맡기고 크레딧을 쌓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관광비자로만 투자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송혜원 국회의원이 그런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보나.전두환 대통령 때 여러 상황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노태우 때 부자가 제일 많이 생겼고 노무현 때는 워낙 규제가 많다 보니 가진 사람들과 안 가진 사람들의 싸움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이명박 야 박근혜 대통령 때는 무난히 간 것 같고 지금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요동치고 있어 부동산 투자자끼리 뭐가 핵심인지 잘 모른다고 한다.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 항상 바뀌니 딱 찍어서 불평하기는 그렇다. 어머니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암으로 돌아가셨다. 약 2000평 정도의 부지를 확보해 사람들에게 내 인생 경험을 들려주고 요가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렇다면 재단 같은 것을 만들지 않고 내가 직접 운영할 생각이다. 그걸 제주도에서 할 수도 있는데 땅값이 너무 비싸다. 중국인들이 들어와 주먹구구식으로 나가는데 제주도 땅값은 앞으로 떨어질 것 같다.
신준봉 전문기자 /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