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레이디 그만!북한 아나운서가 바뀌고 있다.

북한 아나운서 방송원

△ 리춘희 아나운서(사진출처=조선중앙TV) ‘북한 아나운서’ 하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딱딱한 말투와 강렬한 목소리 톤, 한복 모습의 아나운서가 생각나지 않나요? 아나운서(announcer) 혹은 앵커(ancher)라고 부르는 뉴스의 진행자를 북한에서는 방송원이라고 부릅니다. 북한 방송원은 중앙당과 라디오·TV 위원회에서 특별한 관리와 대우를 받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민방송원은 방송원들에게도 최고의 영예로 꼽히며 로동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합니다.

방송원은 보도방송, 일반편집물의 음성녹음, 기타 방송진행 등을 담당합니다. 조선중앙TV 소속 아나운서들은 보통 남자 60세, 여자 55세로 정년이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리춘희’처럼 인민방송원 칭호를 받은 엘리트방송원의 경우 예외적으로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 활동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 뉴스진행 북한 아나운서 (사진출처=조선중앙TV)

한편 김정은 집권 이후 조선중앙TV는 젊은 여성 또는 남성으로 앵커를 교체하는 한편 백두산 사진과 같은 기존의 전형적인 방송 이미지 대신 푸른 디지털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하는 등 이전의 북한 뉴스와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시기 북한 버전 ‘아나테이너’의 등장 이런 흐름에 따라 등장한 것이 바로 북한 버전 ‘아나테이너(announcerentertainer)’입니다. ‘아나테이너’는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저널리스트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아나운서를 말합니다. 북한의 전형적인 아나운서라고 하면 딱딱한 말투로 체제를 선전하던 리춘희 아나운서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지금은 젊은 여성이 등장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온천욕을 하며 관광지 현장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잘 알려진 사람은 김은정 아나운서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 저녁 8시 뉴스를 진행하는 그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고 합니다. 2009년 영화 ‘생명선’에 출연한 ‘연기자 출신’ 아나운서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양덕온천에서 단정한 한복 대신 보라색 레이스가 달린 옷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배우 출신답게 그 능력을 아나운서로 잘 활용해 인정받는 모습입니다.

영화배우 출신 아나운서들이 8시 뉴스 메인 앵커로 활약하고, 파란색 뉴스룸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에 등장해 리포터처럼 체험하며 현장을 전달한다고 하니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아나운서들이 북한에 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소리도 다소 격앙된 듯한 고음의 목소리에서 벗어나 보다 부드럽고 대중과 소통하려는 듯한 온화한 어조로 변화했습니다.

스타일의 변화와 다양성

△ 2018년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진행 최효성 아나운서 (사진출처=KTV국민방송)

하지만 북한도 뉴스룸을 벗어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보도하는 방송원이 늘면서 앵커와 함께 현장 취재기자들이 등장하는 남한의 뉴스와도 비슷해졌습니다. 최효성 방송원은 현장 리포팅에서 자주 등장하는 북한 방송원입니다. 동물원 취재에 나서 직접 동물을 팔에 올려보기도 했고, 높은 인지도로 인해 2018년 4월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에서는 남한 가수 서현과 함께 북측 진행자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뉴스 진행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아나테이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왼쪽)김성광 방송원 (사진출처=조선중앙TV)

한편, 김성관 방송원은 뉴스룸에서 뉴스도 진행하여 우리나라 KBS ‘6시 내 고향’처럼 산속 마을을 방문하여 기행 프로그램을 찍는 등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활발한 방송원으로 이름을 알린 아나테이노입니다. 어느 현장을 가더라도 특유의 친화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 시청자 반응도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신만의 개성에 이름을 알리는 방송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북한 아나운서들이 점차 한국의 아나테이노와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아나운서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보통 북한 아나운서라면 이른바 ‘핑크 레이디(Pink Lady)’라고 불리는 리춘희 아나운서를 떠올리죠. 김정은 시기에 접어들면서 ‘젊은 지도자’의 모습에 맞춰 관영 매체에서는 아나운서의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복을 탈피하거나 현대적인 이미지로 메이크업하는 등 북한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소통의 최전선에 있는 방송원을 통해 이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에 가서 보도를 하고 예능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등 아나운서의 영역을 제한하지 않는 모습은 한국에서만 보이는 모습은 없었는데요. 젊은 아나운서들의 폭넓은 활약과 디지털 그래픽 사용 증가로 우리집에도 훨씬 가까워진 뉴스의 모습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북한의 ‘아나테이노’라는 별명에 맞춰 방송원들이 참신하고 대중적인 모습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자료] 1. 김경윤, 북한도 ‘아나테이노’ 등장…요리하고 연기하는 아나운서 눈, 연합뉴스, 2020.05.30.https://www.yna.co.kr/view/AKR20200529120000504( 검색이다: 2020.10.31.) 2. 김희윤, ‘김정권의 입’ 리춘희 아나운서의 평소 말투는?, 아시아경제, 2018.12.05.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120422321536786( 검색이다: 2020.10.31.) 3. 이희은, “김정은 시기의 조선중앙TV연구 – 20시에 보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5.06.4. 채연윤, [남북의 창]북한판 아나운서 ‘방송원’…새로운 얼굴은 누구?, KBS NEWS, 2020.02.14.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60282( 검색이다:20.10.31.)

[사진의 출처]썸네일:Explore DPRK, 2021.02.01.https://bit.ly/3j7fiBg1.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3thChy42.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3oJf7NS3.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3j5OBwM4.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2MGxFRl5.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3pEPLld6. Explore DPRK, 2021.02.01. https://bit.ly/3j7fiBg7.KTV국민 방송2021.02.01.https://bit.ly/2MfdoCN8.ExploreDPRK, 2021.03.15.https://bit.ly/2OQPb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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