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수술의 후유증이라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지옥 같은 아픔을 동반한 멸망의 후유증 기록
요약
몇 년 동안 건강검진에서 담석이 있다고 들었는데 별 증상이 없는 줄 알고 무시하고 살아왔다.간헐적으로 위경련이 있었지만 그것이 담석증 증상인 줄 모르고 아프거나 건강해졌음을 반복하며 ‘그럭저럭’ 살아왔다.
21.04.19(월) 역대급 통증을 느끼며 수술 결심 21.04.26(월) 대학병원 외과 외래 21.04.29(목) 입원 21.04.30(금) 수술 21.05.03(월) 퇴원 21.05.06(목) 복통으로 응급실 -> 입원 21.05.10(월) 현재까지 입원 중
- 후유증명: 마비성 장폐색증(일명 장마비) 입원진행
- 수술 후 아파도 생각보다 통증도 적고 지내는 데 큰 무리 없이 조심해서 회복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사태가 벌어졌다.
- 5월 3일 퇴원 후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잘 움직이며 건강하게 지내다가(앞서 올린 가스 문제가 식사 후 간헐적으로 있어 수술을 하면 소화기능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5월 6일 수술 후 6일째, 퇴원 4일째인 새벽 4시에 깨어났지만 복부에 불쾌감이 느껴졌다.퇴원 후 종종 느낀 가스가 나오지 않고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불룩하고 아픈 느낌이 비슷해 일어나 거실을 돌아다니며 화장실에도 앉아보고 요가 자세도 해보고 난리를 피웠지만 호전되지 않은 채 3시간이 지나 해가 떴다.
- 07시 경엔, 갑자기 통증이 뱃속을 쥐어짜듯 더 심해졌고 어느 위경련 때보다 심하게 몸을 세우지도 구부리지도 못하고 말도 부르르 떨며 잘 나오지 않을 정도가 돼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야말로 사람이 이대로 가다가는 실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옥 같은 아픔이었다.
- 7시 30분경 가장 가까이 있던 (부모님 집이 순천향대병원과 가까워 그곳으로 정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이촌동에 없던 젠장….)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실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누우니 극심한 통증이 가라앉았다.
1차 진료소에 간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받고 생존혈액검사, CT, 엑스레이를 찍고 기다리면 결과를 가져와 설명하는데 1. 피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있어 2. 수술 부위의 문제는 커 보이지 않지만 수술한 병원에서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3. 폐 끝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아 그 부분에 폐렴 증상을 보인다.
아니, 그래서 내 배가 왜 아픈 거예요라는 마음에 배가 부른 느낌과 복통 때문에 혹시 가스나 대변이 막힌 건 아니냐고 묻자 그렇게 심각할 정도로 꽉 차 있지 않다며 일단 항생제 진경재 등을 처방받아 먹고 촬영물을 복사해 택시를 타고 순천향대병원으로 이동했다.
입원 후 진통제 약이 돌 때는 가라앉았지만 서너 시간 버티던 약이 떨어지자 다시 지옥. 결국 하루에 진통제를 6개씩 맞고 버텼다.
내가 느낀 증상
·가스가 차가운 듯한 복부팽만감·짜는 듯한 통증, 찌르는 듯한 통증·옆구리, 등 뒤까지도 따끔거릴 때가 있고·처음에는 오른쪽 상복부가 아프고 시간이 지나면서 왼쪽도 아프고 그중 하복부가 아픈 등 아픈 부위가 이동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가스나 변이 차가운가?)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은 계속 ct, 엑스레이와도 그런 일이 심각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배를 누를 수 없을 정도로 아픈 부위도 있었다·변의가 전혀 생기지 않아 어떻게든 가스를 내보내고 싶은데 방귀는커녕 트림도 나오지 않는다·억지로 트림해보려니 명치가 찌르는 듯한 통증
내가 받은 치료
· 물을 포함한 완전 단식 – 장이 마비되었을 때 움직이지 않는 장기에 음식이 더 쌓이면 썩을 수 있으며 무조건 속을 비워야 한다는 (초반에 복통이 가라앉지 않을 때는 배가 고프지 않는다, 링겔로 모든 영양분을 철저히 공급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체중 변화 없음)
· 진통제 투여 – 이게 없으면 죽을 뻔했다 – 응급실에서는 놔달라고 해도 4시간 계산해 주곤 했는데 입원 후에는 잠을 못 자고 새벽 2시 이럴 때 아파하니까 참지 말고 말하라고 해서 3~5시간 안에 계속 맞았다 · 위장관 조절제,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 등을 복용 – 장이 움직이지 않아 장내에 기존에 먹었던 음식이 머물면서 수분이 빠지고 딱딱해져서 결국 다시 변비처럼 되므로 약을 먹고 부드럽게 만든다고 한다.
· 분장실, 들코락스 좌약 – 입원한 지 3일이 되도록 호전되지 않고 변비약을 먹고 좌약까지 하는 ㅠㅠ 그런데도 대실패할 정도로 장이 일을 하지 않았다(분장실은 듣지 않고 좌약을 넣은 지 4시간이 지나도 변의가 전혀 없었는데 결국 약만 나온다..) – 이런 것도 안 되면 관장, 비위관 삽입(일명 콧날. 통증만큼이나 힘들게 코로 관을 삽입해서 장안에 있는 것을 꺼내는 것)을 하려고 했는데 정말 그거 두 가지만은 하기 싫어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다.
· 영양소 공급을 위한 링거
·걷기 – 이번에 정말 걷기의 힘을 느꼈다. 뭘 해도 꿈쩍도 않던 장기가 걸으면 움직이는 느낌? 물론 모든 의학적 치료 결과로 호전되겠지만 걷기가 화룡점정 같다.
뭐 어떻게 살아날까.그리고 괜찮아지는 날도 올 거고 일단 다음주 중반까지는 쉬니까 잉여를 즐기면서 관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