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의 에세이들이 추천해줄 곳이 많아서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서점에 가서 몇번이나 이 책을 뒤적여 보았다. 어느날 서문을 읽어보기로 했다.서문을 읽고 감동해 버렸다. 왜 울컥하지?그런 사람들이 좋았어 다른사람들이보기에는저게대체뭘까라는생각에즐겁게몰입하는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 내지 않는,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TV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는 영향력을 가진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곳에 끝없이 전파를 흘려 온 우주에 과연 ‘우리만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러한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프롤로그 13 당장 사고 싶었지만 숨을 한 번 참고 또 한 번 참고 결국 도서관에서 빌렸다.작가 심채경 씨는 천문학자라고 한다. 어떤 사람일까? 먼저 책에 실린 작가의 소개를 보자. 서문에서 좋았던 문장도 섞여 있다.천문학자인 경희대 우주과학과 우주탐사학과에서 학사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고 박사학위 연구원이나 학술연구 교수로 신분을 바꾸면서 20년을 목성과 토성, 혜성과 타이탄, 성간과 달과 수성을 누볐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장소를 옮겨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주도할 차세대 과학자로 주목받았다. 언제 회신될지 모르는 신호를 우주로 흘려 보내고 온 우주에는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과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 자연 그리고 우주를 동경하는 글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느낀 것은 우선 책의 벌레. 많은 책을 읽어 온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거나 책을 직접 만질 때가 많았다. 그리고 정말 내 일을 사랑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물론 연구를 위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사무적인 일이 힘들기도 하고 비정규직으로 일하기 어려운 부분도 물론 있고 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끝까지 자신의 일을 해내는 모습이 보였다. 솔직한 모습, 교수로서 학생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언론의 보도나 수사를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모습. 쉽게 말해서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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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일지 너무 궁금해서 유튜브를 찾아보니 여기저기 나온 것 같다.아무래도 내 또래 같은데 훨씬 어려 보여북아웃에도 나왔지만 유튜브에서는 짧은 버전, 빵에서는 긴 버전을 들을 수 있다.
https://youtu.be/C-FQRXOpJmshttps://www.podbbang.com/channels/15135/episodes/24014110김하나:책의 제목이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입니다.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심채경: 반전을 하는 것 같다, 암시가 있다, 재미있는 비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동료들은 ‘너무 사실을 지적했다’고 하더라고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587008www.podbbang.com+
말씀하시는 게 묘하게 웃기다. 책에서 느꼈던 비슷한 유머가 느껴진다.경상도 사투리가 느껴지는 곳은 부모님이 경상도 쪽일까.책에서 본 내용상 과천고등학교를 나온 것 같아서 경상도에 살았던 게 아니라 ㅎㅎ(사투리에 집착)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최근 다양한 직업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과학자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대학의 비정규직 행성 과학자 제2부 이과형 인간입니다제3부 아주 짧은 천문학 수업 제4부 우리는 모두 태양계 사람들

▲1부 대학의 비정규직 혹성과학자=1부는 주로 학부생부터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도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힘들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말해준다. 박사님이시죠에서는 힘들 때 새로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의 나를 되찾는 것 과거의 나는 나를 위로했고 나는 내가 될 수 있었던 수많은 평행우주 속의 나를 찬양한다 선택했던 모든 나를 떠올리면 조금은 위안이 될 수도 있다 시적 허용이 허용되지 않아서는 대학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지적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세상과 마주하는 범버를 가르치기보다는 직업훈련소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사람 한사람 학생을 기억하고 있고, 그 학생에게 필요한 메세지를 전하는 교수로서의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다시 새로움을 느껴야 할 때, 크기를 알 수 없는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과거의 나를 되찾는다. 과거의 나는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쓰다듬고 쓰다듬고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인 뒤 과감히 등을 떠밀고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낸다. 여러 갈래의 평행우주 속에서 용감하게 떠난 나와 용감하게 남은 나, 모든 것을 찬양한다.▲박사님=”page31-32″=학생들이 낸 보고서에는 케플러 초신성의 광도 변화 곡선도 있었고, 서리·가뭄·강설량 기록 분석도 들어 있었다. 수상한 검은 먼지가 보고된 기록을 모은 결과 백두산의 화산 분출 추정 연대와 비슷했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받았을 때는 거의 눈물이 날 뻔했다.실록 바리에이션 page52 사회의 요구에 따라 다닌 것 치고는 너무 비싼 개인적 비용과 시간을 치르는 대학생들. 대학이 이들에게 배운 것보다 배우는 재미와 괴로움을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갖는 보람을 일깨워 주기 바란다. 나를찾아받아들이고눈을들고앞으로나가는세상을바라보는법을배우는그즐거움과고통을요.꼭 대학을 다녀야 한다면 대학졸업장이라는 한없이 뻔한 문서 하나가 주는 즐거움과 보람을 위해 기꺼이 젊음을 바칠 수 있기를 바란다.시적 허용이 허용되지 않는 페이지 62-63″저는 J씨를 “A+를 받지 않은 학생”으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한 학기 동안 누구보다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했던 모습이 인상적으로 기억나시죠? J씨는, 성실이라고 하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나오면, 스펙보다,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교수님에게 page 66

2부 이과형 인간입니다제2부에서는 박사 생활에서 겪었던 일들, 혹은 주제넘은 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시간조차도 소중히 여기고, 일을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고의 우주인은 한국 최초 우주인이었던 다카야마와 이소연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남녀에 대한 성전환성을 짚어봤다. 다카야마와 이소연이 다른 커리어를 가졌을 때도 여론의 다른 반응을 통해 아직도 한국은 이 정도의 감수성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의 진폭」에서는 병든 아이를 가지는 동료의 이야기다. 위로의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의 심정에 나는 완전히 공감했다. 창백한 푸른 점에는 보이저 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이저 1호는 목성, 토성 등을 탐사한 뒤 마지막으로 지구를 향해 돌아보며 지구를 촬영하고 태양계 밖으로 향했다. 보이저 1호를 마치 아이들을 바라보는 기분으로 배웅한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니까?의심하는 것이 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 문제에도 다양한 각도에서 의심하고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답을 찾은 후에도 과연 답이 하나뿐인지, 또 다른 측면의 답은 없는지 확실히 의심하는 것, 그것이 과학자들이 할 일이며 해야 할 일이다.백 퍼센트 유성 page 96의 부모 중 하나가 가사와 양육을 도맡거나 조부모 등 친척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자녀 한 명을 키우기가 이처럼 어려운 사회. 맞아, 현실이 그렇다고 백 번은 인정해 그것이 현실이지만 그것이 여성들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슬프다.최고의 외계인, page108, 엄마, 아빠들은 달랐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남의 아이가 아픈데도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타는지를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아이를 갖고 낳고 키움으로써 감정의 진폭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감정의 진폭이 큰 게 우월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 어느 쪽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이냐면 그것도 쉽게 말할 수 없다. 아이를 키우면 얻는 행복이 천국과 같다던데라고 묻는 친구에게 나는 천상의 기쁨과 동시에 그만큼 깊은 지옥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은 모두 상쇄되는 것 아닌가.감정 진폭 page 115-116, 심지어 망원경을 미국에 설치해 놓으면 시차적응이 된다. 한낮에 내 연구실에 앉아 미국의 밤 달을 관측하니 밤을 새울 필요도 없다.” 그래도 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이라면, 저녁 노을도 지고 공기가 신선한 날이면 나는 “관측하기 딱 좋은 날이군”이라고 중얼거린다.관측하기에 딱 좋은 날 page131 나를 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어떤 대단한 계기로 천문학을 택한 것도, 어려서부터 자나 깨나 않은 천문학자가 되는 것만 생각하며 끝내 꿈을 이룬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삶의 흐름이 있는 일이고, 나는 삶을 따라 흐르면서 살다보면 지금 이렇게 돼 있다.인터뷰하시겠습니까 page 145 그러나 언젠가는 아이도 나를 떠날 것이다. 엄마가 뭘 알아?라고 큰소리치면서 내 방문을 쾅 닫아버릴 것이다. 독립하면 손바닥만한 집을 얻고 나간 뒤 숙제는커녕 어떤 조언도 구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다. 더 큰 집을 마련하게 되면 자기 집에 남아 있던 자기 짐을 마지막 하나까지 가져와 자기 자리로 옮겨 놓고는 자기더러 밥 잘 챙겨 먹으라느니 아프면 병원에 가 보라는 투덜거릴 것이다.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잠시 나를 돌아본 후 나만의 우주를 향해 날아갈 때 나는 그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볼 것이다.보이저는 창백한 곳을 잠시 바라보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더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령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 반출한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점 가벼워지고 빛마저도 너무 희미해져 간다. 춥고 어둡고 드넓은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맞아, 어른이 될 거야창백해 파란 점 page 155-156

3부 아주 짧은 천문학 수업=3부에서는 좀 더 천문학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우주와의 랑데부에서는 어떻게 작가 본인이 천문학을 랑데부했는가를, 우주를 사랑하는 만의 방법에서는 우리 모두가 천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지를 받을 것을 요청한다. 하늘의 어디에선가 영화 지월에서 새벽달은 초승달이 아니라 초승달이 돼야 한다고 수정하고 있다. ‘수분하는 나그네’에서는 한낱 돌멩이에 불과했던 지구가 어떻게 생명을 키운 행성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벌에 비유된 혜성과 소행성의 이야기가 아름답다. 그리고 비교적 잘 알려진 서양 천문학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천문학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 천문기술의 역사에 호기심이 생긴다.
내게 우주와의 랑데부는 완전한 우연에서 비롯됐다. 서점에 가니 저도 모르게 갖가지 성운과 은하사진으로 가득 찬 과학잡지를 들었다. 그것이 랑데부의 시작인 줄도 모르고 그저 우주를 찍은 사진과 친하게 지내다 어느 순간 천문학의 세계에 도킹해 있었다.우주와의 랑데부, 그리고 자신들이 낸 세금을 기꺼이 우주탐사에 쓰는 것을 허락하고 공감하고 지지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는 국민이 필요하다. 당신이 꼭 필요해.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탐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주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수만의 방법이 있으니까.우주를 사랑하는 만 가지 방법 종이 달 리카가 처음으로 평생의 일탈을 범하던 날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눈덩이를 굴리게 될 미래의 기운을 막연히 감지하는 그 순간은 그믐날이어야 한다. 거대한 밤이 지나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돌아온 일상의 아침을 맞이하는 달이 초승달로 잘못 불린 것은 아무래도 아쉬운 일이다. 섣달 그믐날이 그런 달이다.하늘의 태양계 초기 열기가 식은 뒤 지금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지구로 태양계 곳곳에서 물과 유기물질이 날아들었다. 바다가 생겼고 그 안에서 생명이 잉태했다. 벌이 꽃밭을 날아다니며 수분하듯 혜성과 소행성, 그리고 작은 먼지 입자들이 지구에 생명을 가져다 준 것이다.가루받이를 하는 여행자


4부 우리는 모두 태양계 사람들 4부에서는 좀 더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글이었다.’안녕, 고리론’은 어렸을 때 – 아마 과천고 – 동물원에서 만난 고릴라 고리론 얘기다 저 고릴라가 고향에 머물렀다면 그도 별을 보고 즐겼을까?라고 묻는다. 달과 화성, 그리고 사라진 명왕성 이야기와 함께 계절이 가는 시간에서는 대학원 시절 별자리를 보다가 문득 시간의 흐름을 느꼈던 경험에서 대자연의 흐름에 묘한 감동이 있다. 마지막 챕터 우리 태양계 사람들에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천문학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 우리래 우리들 ‘인류’로서 국적, 피부색에 관계없이 함께 개척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다큐멘터리의 고릴라를 마주할 때 고릴라가 고향에 계속 머물렀다면 그의 삶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낮에는 그 당당한 몸매와 끝없는 용맹함의 위엄을 과시하고 밤에는 잠에서 깨어나 쏟아지는 별을 보았던 것일까.오늘은 고리가 조용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빨리 돈다. 시간당 15도. 그것은 절대 멈추지 않는 속도다. 별의 움직임을 느끼고 눈을 뜬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고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삶에 대해 한없이 흘러갈 것이다. 내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계절이 지나는 시간 지구 밖으로 나온 우주인들처럼 우리도 지구라는 최고의 멋진 우주선을 탄 여행자들이다. 어쩌면 우리 인생이 이렇게 찬란할까. 여행에서 만나면 무엇이든지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뭐 하나 쥔 거 없어도 콧노래가 나오니까여행 도중 음악과학 논문에서는 늘 저자를 We라고 부른다. 문제는 학위 논문이다. 석사학위와 박사학위 논문의 저자는 당사자 한 명이지만 그래도 논문을 쓰는 저자를 가리킬 경우 우리라는 것이다.연구는 내가 인류의 대리자로서 행하는 것이며 그 결과를 논문으로 쓰는 것이다. 그래서 논문 속의 ‘우리’는 논문의 공저가 아니라 인류다.우리들, 태양계의 사람들

좋은 책을 읽고 나서 그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본인은 지금 당장은 어떤 계획도 없다.고 이번 책을 쓰면서도 대학시절 고교시절 이야기를 다 썼으니 다음 책을 쓰기 위해서는 또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어쩌면 또 나올지도 모른다.그저 팬심정으로 다음 책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