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면 무엇을 볼 수 있습니까? 심채경 지음 문학동네
속았어요.제목만 보면 검은 하늘에 보이는 우주와 별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자, 다른 우주와 별 말입니다. 행성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어요

밤하늘을 본 게 언제인가
내심 천문학자의 삶이 힘들어 보여서 부러웠습니다. 밤새 깜깜한 하늘의 별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 어릴 적 외갓집에 놀러가면 밤하늘의 별을 실컷 볼 수 있었어요. 산속이라 해가 능선을 넘으니 제 발길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단지, 하늘에는 빽빽이 박혀 있는 별빛이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별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흥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근래에는 외갓집에 가도 밝은 빛 때문에 더 이상 많은 별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렸을 때 본 하늘이 너무 그리워졌어요.

모든 선생님들이 이런 마음이라면
저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해요. 아마비주류학문이라아니면밤하늘의별을바라보는학자라서그런지모르겠지만대학을바라보는시선이제기준으로보아서마음에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대학을 갈 필요는 없잖아요? 말그대로대학이라는곳은학문에대해서깊이고민하는곳인데현대의대학은과연그런곳인지돌아볼필요가있는것같습니다.그냥일할기계를만들어내는곳이라면대학이라는곳이왜존재해야할까요? 생산성 있고 합리적인 사람을 원한다면 대학은 필요없잖아요?

밤하늘의 우주를 보면
우주의 별을 본다는 것은 철학하는 것처럼 보여요. 지구 깊은 곳이나 우주에 대해서는 인류가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더 재미있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는 거예요. 제 키는 몇이고 몸무게는 어느정도이며, 성격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관계 속에 있으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나는 행복할까? 등 정말 자신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있는 것입니까? 가족들도 그렇겠죠. 제가부모님을내자식을잘알고있다고생각했는데,그렇지않은것처럼우리는가족이라는관계에대해서얼마나고민하고생각해봤을까요? 혈연으로 얽힌 관계인데 제 아이가 제가 아니잖아요. 부모님이 내가 아닌 것처럼. (이 사실만 잘 알고 있어도 자식들과의 관계는 많이 좋아질지도..) ^^

나그네
가장 인상깊었던 글입니다.
지구 밖으로 나온 우주인들처럼 우리도 지구라는 최고의 멋진 우주선을 탄 여행자들이다. 그래서 우리 인생이 그렇게 찬란한가. 여행길에서 만나면 무엇이든지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아도 콧노래가 흘러나오니까 p.259
아직 생각이 짧아서 남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는 게 여행이라고 하는데 여행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저는 지구를 100년도 안 돼 여행했는데 콧노래는커녕 미소지은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의 시간인데…

우리들
우리라는말은대한민국사람들만많이쓰는줄알았어요. 항상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거기에 무슨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논문에서는저자를우리라고부르는데,그게한국인이기때문이아니었죠. 지구인이기 때문에 인류이기 때문에 ‘우리’라고, 저 개인의 역량이 아닌 인류의 대표이기 때문에 ‘우리’라는 말에 제가 그동안 많은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라는 많은 스스럼없이 사용하려고 합니다. 인류의 대리자로서 말이죠.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정말 금방 읽었어요. 요즘 출판되는 에세이는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위로가 된다기보다 사회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교수님처럼 자신의 일과 인생에 대해 깊고 담담하게, 때로는 재치있게 말하는 것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누구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 즐거움도 있습니다. 놀면 어떡해가 아니라 우리 재밌게 놀자고 외치며 살다 보면 인생이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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