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202~2014 퇴원까지) 나의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물론 수술을 하는 것과 동시에 몸이 깨끗이 낫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보통 둘째 날부터는 그래도 움직일 만하다. 배액관과 피통, 수액은 여전히 맞고 있어 움직임이 불편하지만 병원에서도 계속 걷기를 권장하기 위해 수시로 움직인다.중앙대병원의 경우 대학병원치고는 그리 큰 규모가 아니어서 걸어서 다니는 데도 한계가 있다.내가 입원한 11층을 왔다갔다하는 정도다.

수술 자체는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특별히 아픈 것은 아니지만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게다가 감기도 심하게 걸렸던 이상했다. 집에서 가습기를 가져와서 건조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가끔 열이 나기도 했고. 침대도 상당히 불편하다. 허리가 너무 뻣뻣해 잠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 옆 침대의 노인은 약한 수면제를 처방받고 잔 것 같은데 이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다만 침대가 딱딱한 문제라면 옆으로 누워 자면 허리에 부담이 훨씬 덜리지만 안타깝게도 수술 직후부터 옆으로 누워 잠을 잘 수가 없다. 적어도 일주일 가까이 지나야 누워서 잠을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 날 회진 때 빠르면 목요일(3일째) 또는 금요일(4일째)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둘째 날부터 깨어나면 바로 신디로이드 0.05mg을 먹는다. 다른 분들도 수술 다음 날부터 당장 약을 먹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둘째 날부터 바로 먹는 것 같다. 빈속에 약을 먹었지만 과연 내 몸이 무리 없이 신디로이드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임산부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다고 들었는데, 의외로 인터넷이 몸에 맞지 않는다는 분이 많아서 걱정했어. 어쨌든 내 경우는 수술 전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계속 기침과 가래가 나와 소변이 잘린 곳은 둘째 수요일까지 심하게 아팠다.셋째 날인 목요일부터 거의 통증이 사라졌는데 이것이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둘째 날도 첫날처럼 아프고 아파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마터면 비뇨기과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다행히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다니고 계신 회사의 현 소속 부서장님 그리고 저는 지금 파견 중인데 전 소속 부서장님께서 과일바구니를 보내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일부는 옆에 있는 노인과 나눠 아내를 통해 집으로 가져다 주었다. 전 소속 부서장도 7~8년 전 갑상샘암으로 양쪽 모두 절제 수술을 받았다. 그때 병문안 갈 때도 갑상선암 같은 건 다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나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하게 되다니… 정말 인간의 삶은 알 수 없다. 내가 수술할 때 걱정해 준 고등학교 동창도 지금 갑상선암이 의심된다고 한다. 결과가 2월 9일에 나온다고 들었는데 결절이 1cm가 넘어 모양이 안좋다는데 갑상선 문제는 생각보다 흔한 것 같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 회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우선 침대가 너무 불편했고 감기도 심해 따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고 싶었다. 그래도 수요일(2일째) 저녁에 내일 퇴원을 할지, 모레 퇴원을 할지 나에게 돌아가 결정해 달라고 했지만 이곳저곳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결국 금요일에 퇴원을 하게 되었다. 퇴원 전날 간호사분들이 와서 필요한 서류 등을 확인하지만 이에 큰 의미가 없는 게 최종 진단서나 연말정산용 장애인 증명서는 어차피 외래로 와야 하기 때문에 발급 가능한 서류가 없다. 나의 경우는 회사 병결 복귀용의 소견서가 필요했기 때문에 또 요청했다. 소견서 한 장에 2만원인데 모두 서류 발급 비용만 20만원이 나간 것 같다. 첫 번째 진단부터 첫 번째 외래까지…

마지막 날 퇴원수속을 할 때 배액관과 피통, 수액을 모두 섭취하세요. 옷을 갈아입고 퇴원했다. 옆 침대에 있는 선생님과도 실은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퇴원하면서 비용을 결제했더니 1100만원이 조금 넘었다. 나의 경우, 회사에서도 지원이 나오고, 실손보험, 암보험이 모두 가입되어 있어 부담이 없었는데, 아무런 보험이 없거나 회사에서 지원이 없거나 하는 쪽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회사에도 고맙고 미리 보험을 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퇴원하는 날은 외식하는 게 묘미.

퇴원하고 나서는 보통 집에서 쉬겠지? 내 경우 집에 어린 아기가 있어 제대로 쉬기가 힘들었다.수술 전에 요양병원을 갈까, 부모님 댁을 갈까 고민했는데. 요양병원도 회사에서 비용 지원과 보험 처리가 가능했지만 면회도 안 되고 외출도 불가능한데 굳이 체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부모님이 이때 감기에 심하게 걸리셨어 그래서 일단 집에 돌아가서 3일 정도 쉬었다가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어. 부모님 집에서 쉬는 동안 잘 먹고 잘 자서 회복된 것 같아.

첫 판정부터 퇴원까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이제 다 쓴 것 같다.나머지는 계속 진행형이기 때문에 나도 내 몸을 챙기고 수시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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