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최다 발사, 중국 인공위성 궁금하다

질문 하나. 2019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언론 노출 빈도로만 보면 미국이나 민간기업으로서는 스페이스X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쉽게도 틀렸어요. 정답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작년에만 34회의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인공위성부터 착륙선, 탐사선 등 발사체에 탑재된 탑재체도 다양한데요. 이 같은 숫자는 2위인 러시아(20회), 3위인 미국(17회)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중국은 2년 연속 30회가 넘는 우주발사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주 굴기를 표방한 나라답게 주저함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어떤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냈을까요?

21세기 우주 요철을 꿈꾸는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로켓위성 발사국가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사진 출처=CNSA> 미국을 제치고 연간 발사 횟수 1위 자리에 중국의 행보는 올해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만 4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습니다. 특히 이들 위성은 주로 지구 상공 3만6000km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정지궤도 위성입니다. 최근 들어 우주통신, 우주데이터 송수신, 정보처리 기술 테스트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국은 공식 성명을 내고 “이번에 발사한 위성은 통신, 라디오, TV, 데이터 전송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정보처리 기술 테스트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주어진 시간에 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테스트가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지구 관측을 넘어 다양한 우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양상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34회의 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올해는 약 50회까지 발사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우주통신과 기술 테스트를 비롯해 화성탐사기와 달탐사기의 귀환 등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정거장 모듈 조립에 필요한 로켓 시험발사도 이루어지는데, 이때 우주비행에 필요한 무인우주선도 탑재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 우주 선진국이 현재 기술로 도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우주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중국이 우주 궤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공위성은 200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추가로 2025년까지 100여 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하니 우주사업에 쏟아붓는 중국의 ‘물량 공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 둥펑훙 1호. <사진출처=wikipedia>

자국 로켓, 자국 땅, 자국 위성 발사’ 50년 전 실현 중국의 인공위성 개발 역사는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0년 4월 24일 중국은 창정 1호 로켓으로 인공위성 둥펑훙 1호 발사에 성공합니다. 중국이 자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에 첫 인공위성을 싣고 발사한 것입니다.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 둥펑훙 1호는 직경 1미터, 무게 173킬로그램의 작은 위성이었습니다. 위성은 작고 특별한 기능이 없었지만 중국 우주 개발 역사에는 빼놓을 수 없는 한 페이지를 장식합니다. 이로써 중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 인공위성 개발국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특히 자체 제작한 로켓으로 자국 땅에서 자신들의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해 우주강국을 향한 신호탄을 발사했습니다.

중국은 옛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이듬해인 1958년 우리도 인공위성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중국의 호언장담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당시 중국은 우주사업에 필요한 첨단 과학기술은 물론 산업화와 공업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64년 첫 탄도미사일 개발에 이어 원자폭탄 시험에 성공하는 등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 인공위성 개발이라는 결실을 맺게 됩니다. 중국은 이날을 ‘항공우주의 날’로 정하고 지금도 자국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기념해 의미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2003년 양리웨이는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를 타고 우주로 갔다가 무사히 귀환했다. <사진출처=CNSA> 지구관측부터 심우주관측, 자원탐사, 정보수집까지 최초 인공위성 개발부터 지난 50년간 중국의 인공위성 개발 행보에는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1975년에는 창정 2B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귀환식 과학기술 시험위성 발사에 성공합니다. 이어 1986년에는 창정 3호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통신위성 둥펑훙 2호를 발사했습니다. 2003년과 2005년에는 각각 창정 2F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에 이어 선저우 6호 발사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약 10년 뒤인 2013년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발사하는 것입니다. 창어 3호는 지구 밖 우주에 착륙한 최초의 중국 위성입니다. 이러한 꾸준한 연구개발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중국은 지난해 1월 창어 4호를 달 뒤편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우주개발 역사상 달 뒤편에 착륙한 탐사선은 창어 4호가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만 봐도 중국의 인공위성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10기 이상의 위성을 꾸준히 우주로 보내고 있으며 발사체 기술의 도약과 함께 최근에는 2년 연속 30기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습니다. 현재 운용 중인 위성의 종류도 항법, 통신, 지구관측, 심우주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게 분포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된 우주탑재체 기술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상위성은 물론 해양·환경관측, 자원탐사, 정보수집, 고해상도 관측, 상업용 관측 등 다양한 목적의 광학탑재체 개발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도와 궤도에서 다수의 위성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지구관측위성 가오슝(GF). <사진출처=CNSA> GF시리즈, 24시간 지구 전역의 실시간 관측 우선 중국의 지구관측위성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이후 관련 기술의 혁신적인 향상을 위해 이른바 ‘CHEOS(China High-resolution Earth Observation System)’ 프로그램에 착수했습니다. 고해상도 가시광선 영역 채널을 장착한 광학탑재체와 영상레이더(SAR) 탑재체를 이용해 전 지구의 해양, 기상, 재난, 자원 등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개발한 중국의 지구 관측 위성이 GF 위성 시리즈입니다.

2013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GF 위성은 지금까지 총 7기가 개발됐고 2018년부터 GF 5호와 6호가 추가로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갔습니다. 2015년 발사된 GF8호의 경우 최대 0.2m 해상도 영상을 제공할 수 있으며 GF9호는 중국 위성 최초로 저궤도에서 3축 자세 제어를 통해 영상 관측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GF 5호와 6호는 기존 위성 성능에 초분광 데이터까지 제공해 중국은 24시간 전 지구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중국 정찰위성은 미국 정찰위성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수십 기의 정보수집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위안> 무엇보다 중국의 인공위성 운용 능력을 내외에 과시함과 동시에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위성은 정보 수집을 주 임무로 하는 YG 위성 시리즈입니다. 중국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50대 이상이 넘을 정도로 많은 YG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또 YG 시리즈뿐만 아니라 다른 지구 관측, 기상 관측, 자원 탐사 위성 등도 활용을 통해 얼마든지 정보 수집 임무에 투입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가 중국의 위성 발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중국이 궤도에 올린 자원탐사용 위성이 우주에서 사람의 얼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최첨단 첩보위성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그해 지구 육지 자원의 원격 탐지에 사용되는 육지 답사 1호와 2호 위성을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이 위성은 ‘중국판 KH-12’ 정찰위성으로 해상도 0.1~0.2m의 탑재체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군 첩보위성 KH-12에는 우주에서 지상의 자동차 번호판과 사람의 얼굴까지 식별할 수 있는 0.1~0.15m의 초고해상도 카메라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사실상 정찰·첩보위성으로 알려진 야오젠 위성 시리즈를 수십 대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위성이 과학 실험, 국토 자원 조사, 농작물 생산량 추계와 재해 예방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중국의 운반로켓 창정 5B호, 창정 5B호는 저궤도로 25t까지 운반할 능력을 갖췄다. <사진 출처=wikipedia>

중국의 광폭 행보, 달·화성 너머 목성까지 지구궤도에서 지구관측, 기상관측, 통신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뿐만 아니라 우주선, 탐사선 개발에서도 중국은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까지 갈 수 있는 차세대 우주선을 공개했습니다. 그 후 화성 탐사선의 착륙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러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데 이어 이르면 2021년에는 화성에도 탐사선을 보낼 예정입니다. 또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착수하게 됩니다. 단순히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우주 사업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우주 선진국을 제치고 미국과 양강 체제가 될 정도로 성장한 것입니다.

중국은 우주를 향한 자신들의 행보가 단순히 지구 궤도나 달과 같은 근지구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1세기 우주 요철을 꿈꾸는 중국은 이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로켓·위성 발사국가의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첫 달 착륙을 비롯해 화성 탐사선 발사에 이어 2029년에는 목성 탐사선 발사를 위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우리에게도 무거운 질문을 하나 던지고 있습니다.

야차로 남을 것인가, 우주개발의 주도국이 될 것인가.

기획 제작 : 항공우주 Editor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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