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종합·기업보험 합산 보상한도 18억달러…직접피해제한적속지주의 법리에 따라 알카타니 대표이사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
에쓰오일(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매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사고로 외국계 기업이 중대재해법을 적용받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에쓰오일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알킬레이터(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 가격을 높이는 첨가제) 제조 공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생산중단 분야 매출 전체 매출 대비 2.1% 수준… 직접 피해 제한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킬레이션(알킬레이터 추출작업) 공정 화재 여파로 RFCC(중질유분해시설), PX(파라실렌) 공정이 일시 가동 중단됐다.
일시 중단됐던 RFCC 공정은 23일부터 재가동하고 PX 공정은 정기보수 이후(6월 8일~7월 15일 예정) 재가동될 예정이다.
RECC와 연계한 PP(폴리프로필렌) 공정도 가동 중단 상태다.
이번 생산중단 분야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5762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 대비 2.1% 수준이다.
이번 사고로 직·간접 손실액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피해 금액은 보험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를 대상으로 재산종합보험 및 기업휴지보험에 가입했다.
재산종합가입보험가액은 106억달러(약 13조4000억원), 기업휴지보험가액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재산종합기업보험 합산 보상 한도는 18억달러(약 2조2700억원)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에는 부정적이지만 보험 가입을 통해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가 기업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평가는 “해당 공정 외에 기타 공정에 대한 기계적 손상이 크지 않고 해당 설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 규모가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이 회사 신용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신평 역시 “이번 사고가 이 회사의 영업실적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ESG, 특히 사회(S) 요소의 안전관리와 관련한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중대재해법 적용 외국계 기업 1호 되나
후세인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20일 온산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의 처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외국계 기업 CEO가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올해 1월 시행된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사망자 1명 이상이 발생하고 안전관리 조치가 미흡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적용대상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에쓰오일 근로자는 2000명을 넘어 대상에 포함된다.
중대재해법은 속지주의 법리에 따라 외국계 기업의 경영책임자도 처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