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울림 고전문극장에서 ‘우리가 사랑한 영미 고전문학’을 주제로 다섯 작품이 선보였다.
첫 번째 작품은 극단 송곳 ‘헤밍웨이(He Means Way)’이다.
좌석은 비지정석으로 티켓을 받을 때 선착순으로 좌석을 선택하는 방법이었다.
나 20분 정도 됐나? 앞에 가서 사이드석에 앉았는데 극장이 소극장이라서 그런지 시야가 아주 좋았어!
러닝타임은 80분으로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극장 얘기는 이 정도 하고 본격적으로 공연 얘기 시작!
먼저, <헤밍웨이(He Means Way)>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창조한 인물(노인과 바다, 무기여 안녕 등장인물)과 그의 실제 가족이 등장하여 헤밍웨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특히 헤밍웨이의 작품보다는 그의 개인사에 집중하고 있다.
내용적인 부분에 대한 장점은 되게 참신했다는 거? 고전문학을 주제로 한다니 당연히 고전문학을 연극으로 재해석했다고 생각했지만 헤밍웨이라는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맨박스에 대해 다뤘다는 것도 좋았다. 보통 헤밍웨이는 마초적인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남성상과 여성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젠더에 대해 다루려고 하는 게 느껴졌어.
반면 단점은 주제가 너무 새롭고 어려웠다. 8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헤밍웨이의 인생사와 그의 작품까지 다루려다보니 너무 많은 내용을 수용해야한다는 점에서 조금 힘들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는 것…? 내러티브가 좀 더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어차피 젠더 담론을 꺼내려 한 점은 분명히 다가왔다.
어둡지만 그래도 무대와 시야 그리고 연출적인 부분이지만 이 부분은 소극장이라는 좁은 공간임에도 잘 해결되고 있는 것 같았다. 객석 뒤에도 배우가 등장했고 무엇보다 소극장이라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좋았다. 마이크 없이 연기를 하는데도 모든 대사가 귀에 꽂히고 배우가 움직일 때 옷소리, 발소리, 펜으로 글씨 쓰는 소리,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리니 몰입하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 특히 나는 <노인과 바다>를 그리는 장면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미장센으로 기억될 만한 장면이 아닐까!
물론 아쉬운 점도 당연히 존재한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장면이 많지 않아 배우들의 이야기를 훔쳐보는 듯했다. 객석과 무대를 구분짓는 이른바 ‘제4의 벽’이 너무 잘 느껴져서… 그건 좀 아쉬웠다. 차라리 객석을 향해 울부짖었다면 더 와 닿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관객을 철저히 타자로 남게 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이건 장단점보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 헤밍웨이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지만 그것을 조명 색의 변화로 표현했는데 노란색과 흰색이라서 조금 혼란스러웠다는 것? 붉은 빛과 음향 효과도 함께 쓰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극적인 연출이 없어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 굉장히 현실적인 연출법을 썼다.
전체적으로 해석의 여지를 관객에게 많이 남기는 연극이었다. 헤밍웨이의 배경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을 얻고 가면, 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관련 정보와 함께 리뷰 끝!
<헤밍웨이(He Means Way)> 공연기간 | 6월 23일~7월 4일장소 | 쌍울림 고전극장 시간 | 평일 20시, 주말 15시 (화요일 공연 없음) 예매방법 | 인터파크 티켓가격 | 전석 3만원
본 포스팅은 산울림 서포터즈 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